#유종이상은연인
#종호
TO.종호오빠
“함께 겨울을 보내요! 종호 오빠!”
안농!! 저 왔어요! 저는 유유예요. 오빠 요즘 잘 지내고 있나요? 저도 오빠처럼 기온이 뚝 떨어지는 바람에 감기에 걸렸어요. 기상 예보가 내일 기온이 더 내려간대요. 벌써 옷장 맨 안에 두꺼운 패딩을 꺼낼 수 있는 계절이 되어버렸네요. 겨울은 저에겐 침대에서 나오기 어려운 7시에 어두운 아침이고, 어떻게 해도 따뜻하지 못한 손과 무거운 옷이에요. 태양이 퇴근까지 기다리지 않고, 낮보다 밤이 더 긴 계절이 겨울이거든요. 근데 좋게 생각하면, 겨울은 이미 동지를 기다리면서 주변 친구들과 같이 탕위안을 먹을 수 있는 계절이고, 미래에 대한 전망과 소원을 쓸 수 있는 계절이죠. 또 종호 오빠와 같이 보내고 싶은 로맨틱한 계절이기도 해요.
바람에 겨울 냄새가 솔솔 나면, 올해도 끝자락까지 가는 걸 알리네요.
눈 깜빡한 사이에 11월이 되버렸네요. 이 편지를 받을 때 이미 크리스마스겠죠? 작년에 기대했던 2023년은 곧 마침표를 찍을 시간이네요. 자세히 생각해 보면 이 1년은 참 빠르게 지난 거 같네요. 멈춰서 기쁜 일을 즐길 시간이 없었고, 힘든 일에 슬퍼할 시간도 없었어요. 이런 애매모호한 느낌이 제가 성장했는지, 점점 제가 좋아하고 있는 모습으로 가고 있는지 모르게 해서 걱정스럽기도 해요. 하지만, 이 바쁜 한해에 오빠를 두 번이나 만났어요. 제가 살고 있는 도시로 와줘서, 무료하고 심심한 제 한 해에 한 획을 그려줘서 감사해요. 오빠를 만나러 가는 길에 항상 즐거웠고, 오빠가 있는 날들은 눈부셨죠. 오빠를 만나고 나면 마음도 따뜻해졌죠. 매번 만날 때마다 제가 오빠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네요.
제가 사는 도시에 눈이 안 와서, 오빠가 있는 도시에서 첫 눈을 같이 보고 싶네요. 미래에 우리는 어떤 모습인지도 보고 싶고요. 매번 만날 때마다 “또 만나네요!”로 시작하는 인삿말이 너무 좋아요. 다음 만날 때까지 열심히 사는 게 너무 좋아하고 제가 힘껏 달려가고 있을 때 오빠도 거기서 기다리고 있는 것도 너무 좋아해요. 오빠와 함께하는 추억들이 제가 긴 밤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아해요. 오빠가 해준 모든 말이 다 너무 좋고, 다, 다 너무 너무 좋아하네요.
이번 컴백 무대가 너무 기대돼요. 종호 오빠 꼭 잘 할 수 있을 거예요. 너무 부담 갖지마요. 충분히 자기가 잘하는 걸 보여줬죠. “충분히 잘해요.” 오빠가 해준 말이고, 저도 해 주고 싶어요. 활동 기간 안 다치고 오빠가 기대하는 모든 무대를 잘 마무리할 수 있길 바래요. 저는 오빠의 진통제가 되어주고, 오빠의 상처까지 사랑할 거예요. 제가 늘 오빠 곁에 있다는 걸 계속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. 늘, 항상 오빠의 힘이 되어 줄게요! 사랑해요.
2023.11.17 유유